[re] 류태웅 님 6월24일 장거리 첫번째 성공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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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-07-15 20:26 조회1,882회 댓글0건관련링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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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한지가 벌써 19년차에 접어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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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당시에는 자격증제도가 체계적으로 갖추어지지도 않았고,어디 소속이라고하면 대충내주는정도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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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모든 논리가 발전을 거듭하다보면 시스템의 체계화를 필요로하고,그에 따른 요구사항들이 출현하게 되어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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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그래서 난 P-5급 도전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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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20.12km 비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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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오늘의 최고 고도 1,600m
> 고도 획득이 쉽지 않은 날 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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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지금껏,정밀착륙이라는 주제로 비행을 시작했고,그러다보니 배우기는 했던 릿지비행(사면비행),써멀링등은 적극적이기보다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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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가끔 써먹는 기술일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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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하지만 P-4~5급의 요구사항은 구체적인 써멀링과 적극적인 사면비행을 요구하는 사항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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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상당히 난감한 부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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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이제와서 다시 배워야할 부담감과 계기류의 구비도 부담되었다. 개인적으로는 장비조차 새로 구비를 해야할 상황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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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그러다보니 팀동료들의 입문을 독려할뿐 진작 나는 머뭇거리는 초라함(?)마저 연출되기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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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팀동료들은 일취월장의 모습으로 해발고도 2000급까지 상승시키고,20킬로미터를 넘기는 장거리비행이 거듭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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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가만히 생각해보니
>
> 내 자신이 최고로 고도를 올린게 1200~1300미터급이었던것같고,장거리는 10킬로미터를 조금 넘겼을것 같았다.
>
> 지금의 팀동료들은 거의 더블스코어였다.
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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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우여곡절끝에 장비를 구비하고 또 임대하고 1차도전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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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10킬로미터를 채못가서 착륙. 계기판독으로 내 문제점이 실랄하게 나타났다.
>
> 써멀링의 방법과 과감성의 부족이었다.
>
> 지금껏 알았던 나의 써멀링에 대폭 수정할 대목이 있었다. 잘못이해하고 있었구나...
>
> 써멀링의 반경이 60미터를 넘겼고,45미터급안에서 써클링을 해야한다는 지적사항이었다.
>
>
>
> 6월24일......
>
> 놀부님과 평창활공장으로 출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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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20킬로미터를 도전하기위한 7명의 파일롯트들이 하나둘씩 이륙장을 벗어나 열사냥을 시작했다.
>
> 예상보다는 열기운이 드셌고 마치 비포장길을 트럭을 몰고 내달리는 기분으로 열기운에 시달리며 고도를 올리기 시작했다.
>
> 7대의 기체들이 여기저기서 고도를 올리고 파이롯트의 모습들은 그에 집중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.
>
> 심지어 비장함마저 온몸에 서릴정도로.......
>
> 깜보형이 제일 먼저 스타트하는데 고도가 좀 낮아보였지만 전체적인 열기운으로 봤을때는 괜찮아보였다.
>
> 깜보형은 이번에만 완주하면 P-5급을 수료하는 비행이었다.
>
> 2번째 주자는 강릉의 재창씨...나와 써멀링을 같이 했는데 선수용기체탓인지 빨리 고도를 올렸고 나보다 100미터 정도 높은 위치에서
>
> 출발을 한것이다.
>
> 순간....1550미터를 올린 나는 갈등이 생겼다.
>
> 고도를 더 확보하려다가는 초행길에 헤매버리는게 아닐까?
>
> 바로 앞전비행에서 20킬로미터를 완주한 재창씨를 타켓으로 시작했는데 먼저 가버리면 어떻하지?
>
> 나도 스타트.....비록 100미터를 밑돌고 있지만 깜보형은 더 낮은데서 출발했는데.......
>
> 1차 목표점은 남병산의 헬리포트.
>
> 순조롭게 도착은 했다. 하지만 계곡을 건너뛰기 위해서는 최소 1700미터급은 확보를 해야하지만 지금의 고도는 1100미터정도였다.
>
>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파이롯트들이 하나같이 고도확보를 위한 열기둥을 찾아 헤매고있었다.
>
> 1착을 한 깜보형은 한참 아래서 애를 먹고 있었다. 저러다가는 착륙모드로 들어가야 할판이었다.
>
> 강릉의 복기형,재창씨는 나름대로 괜찮은 열기둥을 잡고서 고도를 올리고 있었고
>
> 놀부형님과 깜보형은 고전을하고 있었다.
>
> 2미터급 써멀을 만났다. 정확히 말하자면 컨닝을 한것이다.
>
> 재창씨가 잡고 올리는 열기둥 밑으로 파고 들었다. 이 정도면 승부수를 던질만한 기운이었다.
>
> 튕겨져 나가지 말아야지...김 실장님의 조언대로 악착같이 파고 들었다. 써클링의 반경을 최소화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며
>
> 조금씩 상승을 했다.
>
> 고도 1600미터...이제 조금만 더 올리면 된다.
>
> 그런데 또 재창씨는 거의 1800미터를 걷어 올리고는 스타트...
>
> 다른 파일롯트들은 나보다 높았지만 출발대기상태였고 아직도 고도획득에 정신없이 바쁘다.
>
> 이 조용한 하늘 한가운데서 난데없이 몇명의 패러글라이더들이 자신과의 싸움을 벌리고 있는것이다.
>
> 참 재미있는 장면들이었다.
>
> 지금까지 처음으로 느껴보는 패러글라이딩의 묘미들......사람의 인생사가 한조각 묻어있는 저 모습들에 숙연해지기도 했다.
>
> 내가 잡았던 열기둥의 기운이 다한듯 0.2~0.3급으로 상승이 거의 멈추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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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저만큼 재창씨의 앞서가는 모습이 보였고,아직도 다른 기체들은 주변에서 서성거리고들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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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계곡을 건너뛰는 과제는 이 비행경로중에 가장 부담이되는 장애물인 고압선 철탑이 산허리를 통과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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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인간이세운 구조물중에 대산야에 떡하니 세운 흉물이기도하고 또는 위대함일수도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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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하지만, 철탑상공을 통과해야하는 패러글라이더들에게는 공포의대상물 일수밖에는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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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저번에 원주팀의 만트라jk님은 철탑에서 10미터위를 넘어서서 완주를 했던 초강력 울트라 심장으로 비행을 한적도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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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난 때려죽여도 그 짓은 못한다. 절대로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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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보기만해도 기겁을 할 고압선철탑을 10미터정도위를 통과한다는건 거의 미쳤다고 봐야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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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1600미터의 고도를 가지고 건너뛰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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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건너편의 산정상을 목표로....하지만 그 철탑만이 시선에서 벗어나질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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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배풍으로 시속 48킬로까지 날아가고 있지만 왜 그리도 철탑은 아직 앞에만 있는지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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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간신히 산정상에 도착해보니 먼저 도착한 재창씨는 열사냥을 시작하고 있었다.
>
> 뒤를 돌아보니 다른 파일롯트들은 아직도 남병산 상공에서 머물르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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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계곡을 건너면서 고도를 150미터정도 잃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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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이제 반밖에 못왔는데 이 고도를 가지고는 절대 부족이다. 다시 컨닝.......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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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두대의 기체가 한 써멀을 가지고 맞돌고 있었다. 서로를 마주보며 회전목마를 탄냥 돌고 돌고 돌고......
>
> 역시나 처음해보는 경험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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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둘다 거의 동시에 1600미터를 다시 획득하고는 재창씨는 또 스타트.......
>
> 뒤따라붙으면서 장비열세의 느낌이들기 시작했다.
>
> 주능선을 포기하고 대화읍상공을 바로 통과하는 루트를 비행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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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가고싶어서 간 루트가 아니고 앞에서 가는까 따라만 가는 선택의 여지를 모르는 초행길이었기에......
>
> 내 장비의 침하속도가 더 빠르다. 선수용기체가 아닌 2-3급 기체로서 겪어야할 상황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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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나참! 더러워서......ㅎㅎ
>
> 신리삼거리가 보이는 산등성이에 도착했을 때는 서로의 고도 차이가 약 100미터가 넘었을것 같다.
>
> 더군다나 난 와류권으로 들어섰다. 심한 기체의 요동속에서 침하속도는 가중되었고 순간 불시착을 할 착륙지를 찾아야할 정도였다.
>
> 거의 다와서 이게 뭐냐?...........
>
> 약 1킬로미터만 더 가면 될것 같은데.... 다행히 와류권에서 벗어났는지 기체의 요동은 진정되고 있었다.
>
> 약한 열기운으로 인해 침하속도도 줄어들었다.
>
> 이제 몇백미터만.........
>
> 그때 무전기에서 완주했다고 축하한다는 재창씨의 목소리가 들렸다.
>
> 알고보니 방금 지나온 신리삼거리가 20킬로미터 지점이었던 것이다.
>
>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면서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. 착륙모드로.....................
>
> 공식기록은 20.12킬로미터.
>
> 120미터를 더간것이다. 간지러울정도로 아주 살짝 더 간것이다.
>
> 처음에는 다 그런것이야.....................ㅎㅎ
>
>
>
> 얼마전에 어느 동호인이 질문하기를 고도 2000미터급을 올라가면 가스트가 심하지?
>
> 글쎄요... 저두 아직은 못가봐서 모르겠는데요....근데 얘기를 들어보니 올라갈때는 열기둥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올라가면 고요하데요........
>
> 아직 그 대답을 못할것 같다.
>
> 아직은 2000미터를 못가봤으니 가본 사람들의 말들이 거짓말인지 진실인지........
>
>
>
> 그런데 한가지는 배웠다.
>
> 악착같이 올라가보니 별천지더라고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>
>
>
> p.s 이 글은 자랑하려고 쓴글이 아닙니다. 자랑거리도 안되지만......
>
> 먼저 겪어본 선배 파이롯트들의 경험담들을 통해 간접 경험들을 주기위한 글이었습니다.
>
> 19년차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워서 실력을 보충하고 또 새로운 세계를 만날수 있다는게 인생사이며,
>
> 패러글라이딩이 아닐까 싶습니다.
>
> P-5급 수료를 한 깜보형과 복기형님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.
>
> 에고....난 언제나 기저귀를 땔런지................ㅎㅎㅎ